😁지인들과 모임에서 나온 얘기들

1. 50세 중후반 정년을 앞둔 사람들의 고민

- 모 대기업 임원을 친구로 둔 지인 왈, 그 친구는 50세 즈음에 임원 달고 2년 정도 지났는데 그만 두고 나올 경우 막막하다고 함. 대기업 계열사 임원 달아봐야 연봉 2억 정도, 세금 뗴고 뭐 뗴고 하면 월 가처분 소득 뻔하다고.

- 그래서 자의반 타의반 퇴직 후에 소득에 맞춰 집도 줄이고, 차도 줄이고, 씀씀이도 줄이고 다 줄이다 보면 우울증 걸릴 지경이라고. 그래서 차라리 임원 안달고 정년까지 부장으로 버티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함.

- 50세 전후에 이직을 고려할 경우, 아마도 마지막 이직 기회. 보통 임원으로 채용이 될텐데, 뽑아주는 오나는 새로운 임원에게 그래도 2년 정도 준비할 시간은 준다. 마지막 기회를 얻어 잘 한다 해도, 그러고 나면 50대 중후반. 다른 데 가기 어렵다.

- 40대, 30대는 이직하며 새로운 기회를 찾을 시간이 그래도 있는데, 50대는 이제 회사원으로서 runway가 짧게 남았다. 마지막 이륙 찬스.

- 직장 생활 20년 이상 하며 나름대로 그 업계에서 인정받은 사람이라도, 이력서를 보면 보통 혼돈 그 자체. 보여주고 싶은 게 너무 많아, 연대기별로 자서전급으로 나열하다 보니 읽다가 지친다.

- 그러니 딱 3가지 문장으로 자기 자신을 정리해서 compelling resume를 만들어야 한다. 의미없는 단순 나열이 아니라, 그간의 career가 어떤 식으로 유기적으로 엮여있고, 그런 경험들이 어떤 시너지를 내고 있는 지, 혹은 낼 수있는 지. 스토리텔링을 하라는 얘기.

- 50세 전후로 아직 이직 찬스가 있는 상황인데, 소속된 조직이 가라앉고 있는 게 확실하다면 빨리 뛰어내려야 한다. 가라앉는 타이타닉 지하실에서 아무리 물 퍼내고 있어봐야 헛수고. 보고 체계가 많아지고, 보고서가 많아지고, 뭐든 가져다 팔아서 실적 내라는 오더가 나오는 것도 한 시그널.

- 나이먹고 이직할 경우, 회사나 조건이 아닌 사람 따라 가야 한다. 창업할 경우도 마찬가지. 어릴 때는 지지고 볶으며 같이 성장할 수 있지만, 50세 넘어가면 찬스가 더 없다. BM이야 바꿀 수 있지만, 이미 머리 굵은 사람들은 바뀌기 어렵다. 그러니 사람 고를 때 더 신중해야 한다.

2. AI 시대에 사는 혼돈

- 불과 몇 달 전만해도 구글이 여전히 헤매고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최근 Gemini 돌아가는 거 보면 앞으로 구글이 판을 뒤집을 것 같다.

- 구글 클라우드가 싱가포르에 처음 진출했을 때만해도 목에 힘이 빡 들어간 상태에서 주제파악을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AWS가 클라우드 다 장악하다시피 했는데, 요즘은 그 싸이클이 반대가 되는 듯한 느낌이라고.

- Gen AI에서 위기감을 느낀 구글이 창업자가 복귀하면서 내부적인 소통을 강화. 절치부심하며 최근 내놓는 서비스들은 상당히 만족스럽고, deep research만해도 chat-GPT 보다 훨씬 낫다.

- MS Azure도 그렇긴 하지만, AWS의 최대 약점은 자체 LLM model이 없다는 것. 이런 상태로는 언젠가는 LLM 업체에 끌려다닐 위험.

- 메타도 Gen AI 분야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고 있고, 일단 AI 전문가들을 잔뜩 뽑는데 열심이라고. 이 전문가들을 제대로 활용 못해도, 최소한 다른 업체에 가는 거 막는 걸로 1차 목표 달성. 미국 유력 대학에서 AI 전공한 박사급 인력은 초봉이 U$1m을 쉽게 넘는다고. 자기들이 만든 라마 모델 같은 거를 내부적으로 엄청 많이 쓰고 있다고 함. 이 때문에 일하는 방식이나 조직 체계도 상당한 변화가 있다고.

- 20여년 전 듣보잡 스타트업이었던 구글이 등장해서 업계를 순식간에 장악했듯이, 이 AI 분야에서도 생각도 못한 스타트업이 갑자기 등장해 새로운 빅텍이 될 가능성도 있다.

- vertical AI가 점점 중요해져 가는데, 결국 domain 지식과 data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음. deep research 써보면 알겠지만, 웹상에서 공개된 정보들만 취합해서 정리하다 보니, 뭔가 두툼하니 성의는 있어 보이나 해당 전문가가 자세히 보면 앙꼬없는 찐빵같은 느낌. 보고서 작성자의 인사이트가 들어가야 하는데, AI가 만든 인사이트는 결국 이미 공개된 인사이트들 조합한 수준.

- 엔터프라이즈급에선 기존 LLM을 끌어다 쓰는 게 아니라, 내부 data를 가지고 독자적인 모델을 만들어 로컬에서 쓰려는 분위기. 그렇게 되면 대단한 인프라가 필요없이 단촐한 내부 시스템만 갖춰도 충분히 돌아간다. 엔비디아의 위기? 하지만 아직 로봇이 남았다.

- 스타트업이 vertical AI 솔루션 만들겠다고 하면, 아주 뾰족하고 구체적으로 작은 니치마켓을 공략해야 한다. 게다가 해당 니치마켓의 고객별로 하드웨어 인프라까지 제공해줘야 할 가능성도 있다. (다시 SI 시대로?)

3. VC의 위기

- 이젠 capiatl이 제일 싼 투자 재원이 되었다. 그러니 단순 capital 제공만으론 차별화가 불가능하고, 스타트업에게 실제 밸류를 더해줄 수 있는 부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직접 창업해서 돈 벌어 본 경험이 있어야 유리하다.

- 미국 VC들은 그런 파트너들이 대부분인데, 한국이나 동남아같은 시장의 VC는 금융, 컨설팅 출신들이 여전히 다수. (book smart > street smart)

- 그렇다고 VC 기능이 필요없어지거나 사라지는 건 아니다. 즉, banking 서비스는 지속되지만 전통적인 bank는 사라질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 기존의 VC 구조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시대가 되고 있다. GP는 보다 양극화 되고, 세분화되고, 전문화 되고, 자동화 되고, LP도 다양화/소형화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