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오랫동안 알던 사람 보다, 적당히 아는 약한 유대(weak ties) 관계가 편한 법. 가족, 친인척, 동창생, 동네 XX친구에겐 차마 못할 내 사정도, 다시 못볼 지 모를 사람에겐 술술 잘 나온다. 그래서 처음보는 해외여행 멤버들이 여행 기간 동안 단기간에 엄청 친해지기도 한다.
서양 애들이 잘 하는 게 이런 스몰톡인데, 한국에서 함부로 했다간 미친X, 치한, 여미새, 스토커, 틀딱 취급받기 십상. 적당한 거리와 적당한 스몰톡, 적절한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사회가 진짜 선진국이 아닐 지. 한국은 아직도 만나자마자 호구조사하고 민증까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나?
"모르는 사람이 말 걸면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회…우린 얼마나 행복할 수 있을까" (원문은 댓글 링크)
- 가까운 가족, 친구들과의 관계를 ‘강한 유대(strong ties)’라고 한다면, 서로 잘 모르는 관계는 ‘약한 유대(weak ties)’라고 한다. 약한 유대 관계를 많이 맺을 수 있는 사회 환경에서 더 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때로는 약한 유대도 강한 유대만큼이나 강력할 수 있다.
- 실험 참가자 대다수가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경험이 매우 불쾌할 거라고 예상했다. 반면 고독을 즐기거나, 평소처럼 행동할 땐 출퇴근길 만족도가 높을 거라고 봤다. 그런데 예상과 정반대였다. 옆 사람과 대화한 그룹의 행복도가 세 그룹 중 가장 높았다.
-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 곧 예의라고 오해하고, 말을 걸면 당연히 거절할 것으로 오해하고, 낯선 사람과는 공통 관심사가 전혀 없다고 오해하고, 타인 또한 주변에 무관심할 것이라고 오해한다.
- 한국과 같이 집단주의적인 유교 문화권 국가에서는 약한 유대 관계를 통해 행복감을 느끼기 쉽지 않다. 가족 등 강한 유대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만 ‘우리 편’을 형성하고, 나머지는 내가 아무렇게나 대해도 상관없는 ‘남의 편’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서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사람은 ‘남의 편’일 확률이 높고, 그러다 보니 무관심하고 무례할 때가 많다.
- 한국과 같이 유교적, 수직적, 집단주의적 사회에서는 전반적인 행복감이 낮다. 특히 ‘우리 편’인 가족에게 정서적 에너지를 다걸기(올인)하는 경향이 너무 강한 것도 안 좋게 작용한다. 지하철에서 마주치는 사람, 편의점에서 일하는 점원 등에게 양질의 사회적 경험을 나누고 관심을 줄 에너지가 남지 않기 때문.